1년에 한 번씩 깜짝 놀라는 월급쟁이

블로그를 개설한 김에 올해 기분 좋았던 일을 기록해본다.

월급 체계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연봉 협상 때는 괜찮은 협상을 이끌어냈다. 과연 월급이 얼마나 오를까 감도 안 잡혔었지만, 3월에 돈을 받고 나서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매년 보험료도 오르고, 세금도 오르며 받는 돈이 그대로일 줄 알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월급이 많이 올랐네.

매년 2~3월이 되면 항상 깜짝깜짝 놀라는 것 같다. 물론 받는 액수가 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1년 내내 받던 금액에 비해 오른 월급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아. 이게 월급에 중독된다는 것일까?

이렇게 월급이 오르면 업무 의욕이 많이 상승한다. 뭔가 인정받는 기분도 들고, 그러한 인정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함도 생긴다. 솔직히 월급이 오르면 근로자 입장에서 좋지만, 사장님 입장에서는 전부 비용으로 여겨진다. 내가 이만큼이나 월급을 올려줬는데 그만큼 돈을 벌어오지 못한다면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가장 먼저 정리해고 대상이 되겠지. 그래서 월급이 오르는 것은 어찌보면 양날의 검이다.

다만 양날의 검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치는 것은 아니다. 월급이 오른만큼 더 많이 배우고, 도전하고, 깨지고, 성장하다보면 현재 월급 수준을 감당할만한 실력이 된다. 그릇이 커진다. 그릇이 커지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돈을 담을 그릇. 꼭 월급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그릇을 키워야한다. 그릇이 작다면 많은 돈을 얻어도 감당하지 못해 다 써버리고 얼마 안가 본인 그릇에 맞게 돌아간다. 있을 수 없는 일 같지만 실제로 많이 발생하는 일이다. 그릇이 작으면 본인이 높게 평가받는 것을 불안해한다. 돈이 많은 것을 불안해한다. 감당하지 못해 쉽게 흥분하고 본능에 가까운 선택을 하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본인 수준으로 돌아가는 원리다.

그릇을 키우자. 그래야만 양날의 검이 아닌 받아 마땅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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