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해질수록 훈수두게 되는 사람 심리

훈수두는 짤

얼마 전 이런 말을 봤다.

친해질수록 오지랖 부리는 본능

사람은 가까운 사람일 수록 더 바꾸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 왜냐하면 가까운 사이에서는 자신과 상대를 동일시 하기 때문이다. 상대와 내가 같다고 생각하니 다른 모습을 보이면 참지 못하고 고쳐주려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사이가 멀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상대방 그 자체를 인정한다. 다른 말로 하면 상대방에게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우리의 조상은 무리를 짓고 생존력이 뛰어난 사람을 모방하며 살아남아왔다. 무리 내 누군가로부터 배우는 것은 개인과 무리의 생존에 직결되었다. 학습 능력이 부족한 어린 혈육에게는 성숙한 개체가 직접 본인의 생존 방식을 주입하며 무리의 생존을 책임졌다. 이러한 본능을 가진 조상들의 유전자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이것이 현재 가까운 사람(혈육 등)에게 훈수두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유튜브 어딘가에서 본 멘트

오지랖이 가득했던 내 인생

공감가는 말이다. 나는 1~2년 전 부터 상대방에게 오지랖부리는 것을 고치고자 노력했다. 술만 취하면 너무 상대방을 고치려고 했고, 상대방 인생은 틀렸으며 내가 정답이라는 생각을 고집했다.

여러가지 책과 콘텐츠를 보며 이것이 문제라는 것을 깨닫고, 고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고쳐졌다! 근데 부작용이 있더라. 상대방의 인생을 인정하다보니 관심도가 떨어지네? ‘그럴 수 있지’라는 태도로 일관하니 그냥 몰입이 안 되고 점점 흥미가 떨어진다. ‘그럴 수 있지’라는 말 외에 할 수 있는 말외에 진심담긴 말이 오가지 않으니 멀어질 수 밖에…그렇게 관계도 전부 이전처럼 가깝지 않다.

관심이 있으면서 타인의 인생을 인정하는 것은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나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이것이 본능에 위배되는 행위라 지속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타협점

그래서 이제는 관심이 가는 사람에게, 아끼는 사람에게 조금씩 조언(= 훈수)을 주고 있다.

  • 혹시 다리 자주 떠는 것 알아요? 그렇게 다리 떨면 뭔가 불안해보여서 신뢰가 떨어져요!
  • 너무 멍때리지만 말고 스스로 생각하며 일 하는 것이 필요해
  • 당장의 술자리가 너무 그립겠지만, 솔직히 술자리보다 스스로 공부하고 운동하는 것이 많이 남지 않아?

딱 한 두 마디의 조언,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논리 과정)까지 덧붙이며 그것으로 끝. 왜 바꾸지 않냐고 다그치지 않고 바뀔지 말지는 본인의 선택으로 놔두는 것. 그것이 관심을 없애지 않으며 상대방에게 적절한 훈수를 두는 선이라 생각한다.

비록 상대방에게 무한한 관심을 갖는 것과 상대방의 인생을 존중하는 것이 양립할 수 없을지라도, 분명 그 중간의 타협점은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 선을 줄타기하며 살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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