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의 가치, 지속가능성, ESG 있어보이는 말들에 현혹되지 마세요

애스워드 다모다란

저는 기업 회계와 가치 산정에 대해 가르칩니다.

그러니까 저에게 거시적인 경제 문제에 대해선 묻지 말아주세요

오랜 시간 동안 이런 기업 회계와 가치 산정을 가르치면서, 저는 사람들의 정신을 분산시키는 여러 무기들을 비판해왔습니다

잘못된 결정을 합리화해주는 유행어

비즈니스에는 말도 안되는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 어떤 숫자나 근거도 없이 쓰이는 마법의 단어가 있습니다

‘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그런 마법의 단어들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실제로 시너지가 난 합병 사례는 전체의 1/6에 불과하죠.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가장 위험한 단어는 바로 ‘전략’ 이었습니다.

누군가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한다면, 그 결정은 필시 매우 좋지 않은 결정일 겁니다.

‘전략적 딜’을 했다고 한 사람은 그냥 바보같은 딜을 한 겁니다.

단지 그런 단어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 걸 합리화할 뿐이죠.

종종 비즈니스에서 ‘전략적 소비자’를 찾으라는 조언은, 그냥 가격이 얼마라도 사주는 허구 속 호구를 찾으란 얘기입니다.

현재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마법의 단어 3가지

지금부터 제가 말해드릴 세 가지 단어들은 지난 몇 십년간 세상을 지배했던 마법의 단어들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제 모든 시간을 ESG에 대해 얘기하는데 쓸 건데요. 정치적 의제가 된 ESG는 본래 의미에 비해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말할 단어는 법전에서나 나올 법한 ‘주주의 가치’인데요.

회사는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세번째 단어는 바로 여러분도 많이 쓰셧을 ‘지속 가능성’입니다. 저는 도저히 들어도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저는 앞으로 10분 간 이 마법의 단어들을 비판할 겁니다.

그 전에 이 단어들이 만들어 갈 미래에 대해 상상해보죠

지속 가능성이라는 단어

먼저 ‘지속 가능성’이라는 유행어부터 살펴보죠.

우리는 이제껏 어떤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행어를 사용해왔습니다

ESG에 관련해서, 우리는 3가지 의문점을 가져야 하는데요.

먼저, ESG를 평가하는 기업은 대체 무엇을 평가하는 걸까요?

저는 S&P 출신 기업가 같은 전문가들에게 질문했지만, 명쾌한 대답을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의 ESG 스코어를 매기는 방법에 대해 더 나은 설명을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두 번째는 제가 가르치는 기업 가치와 관련된 질문인데요, 대체 ESG를 실천하는 기업이 높은 가치를 지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마지막은 투자와 관련된 질문인데요.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묻고 싶은 질문입니다.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면 높은 수익을 받는 건 상식입니다. 그럼 ESG 점수가 높은 기업에게 투자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요?

먼저 우리가 ESG를 통해 무엇을 측정하려는지에 대해 알아보죠. 처음엔 ESG가 한 기업의 선량함을 평가하는 데 쓰인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투자 펀드들이 높은 ESG 점수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며 그 투자들을 ‘좋은 투자’라고 말하고 다니곤 했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량함의 기준은 제각각입니다. 이를 ESG 하나로 통일하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죠.

어떻게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측정하는 기준과 방법을 갖고 기업의 선량함을 측정하고 모두가 이에 동의하는거죠?

중소기업에 비해 ESG 점수가 높은 대기업 현실

과연 ESG가 측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자세히 알아보죠. 먼저, 몇가지 통계 자료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훨씬 높은 ESG 점수를 갖고 있지만, 저는 대기업들이 그렇게 착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더 많은 ESG 보고서가 공개될수록, 평균 ESG 점수는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즉 보고서 양만 늘리면 ESG 점수가 올라간다는 의미죠.

이런 사례들을 보면, ESG는 선량함의 측정 수단보다는 게임의 한 형태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테슬라가 S&P의 ESG 인덱스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테슬라가 충분히 좋은 기업임에도 ESG 인덱스에서 제외되었다면, 왜 엑손 모빌(정유사)은 여전히 인덱스에 남아있는 거죠?

이에 대해 S&P의 ESG 인덱스 팀 리더가 한 해명이 기억나네요. 테슬라가 떨어진 게 아니라 다른 기업의 ESG 점수가 오른 거라고요.

대체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모르겠지만, ESG 점수를 올리는 게 마치 게임 플레이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저는 1년 전 이런 일화를 글로 쓰고 거센 역풍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역풍의 내용에 많이 놀랐습니다.

ESG는 선량함이 아닌 리스크 측정이 목적이다?

이 응답은 모닝 스타의 ESG 그룹으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그들은 ESG 측정의 목적이 선량함이 아닌 리스크라고 말했죠

네 뭐 좋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리스크를 측정하려고 하시는 거죠?

S&P나 무디스가 이미 측정하고 있는 디폴트에 관한 리스크인가요?

높은 ESG 점수를 가진 기업이 정말로 다른 기업에 비해 낮은 리스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여기 있는 증거들은 ESG와 리스크가 거의 연관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즉, 저는 대체 높은 ESG 점수를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선량함도 아닙니다. 리스크는 더더욱 아니죠. ESG 점수는 그 기업이 플레이한 ‘게임’에 대한 평가입니다.

ESG가 기업에게 도움이 된다는 자료가 있다면, 자세히 살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제가 처음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수업을 할 때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그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만약 어떤 요소가 현금 흐름이나 리스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그 요소에 대해서 얘기해보는 시간을 갖는 거죠

브랜드 이름아니 특허권 같은 그 어떤 요소도 상관 없습니다. 어떤 요소가 현금 흐름이나 리스크에 영향을 주는지를 찾아낼 뿐이죠.

만약 어떤 학생이 ESG가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면, 저는 항상 그 주장에 대한 사례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높은 ESG 점수가 낮은 성장으로 이어지는 이유

높은 ESG 점수가 기업의 가치 성장을 가져온다고 말하지만, 증거와 자료는 정반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SG는 기업들로 하여금 작은 비즈니스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이는 결국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파타고니아는 낮은 매출을 바탕으로 ESG적 가치를 실천했지만, 높은 마진을 가진 나이키는 ESG를 이유로 시장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얼핏 보면 높은 ESG 기업이 높은 마진을 창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통계학적으로 이는 심각한 오류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제가 여러분이 유기농 음식을 구입함으로써 여러분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 어떨까요?

실제로 어떤 사람의 소득과 유기농 마켓의 구입량을 보면 매우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가질 겁니다.

모두가 알듯, 유기농 식품을 많이 산다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부자들이기에 유기농 식품을 많이 사는 겁니다.

누군가 높은 ESG가 기업의 성장에 관여한다고 얘기한다면, 저는 오히려 그 반대가 더 맞을 거라고 말하겠습니다.

애초에 돈이 많고 여유로운 기업이기에 ESG 점수를 높이는 많은 꼼수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높은 ESG가 소위 말하는 매출, 현금 흐름, 마진, 재투자율같이 성장하는 기업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기여한다는 근거는 거의 없습니다.

이제 ESG의 목적과 장점마저 사라진 이 상황에서, ‘좋은’ 기업을 노려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해보죠.

결국 문제는 당신이 지불하는 비용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회사의 선량함에 너무 높게 베팅한다면 너무나 적은 수익을 얻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비싸게 사면 이익이 적다는 소리)

완전히 망한 투자가 되는 거죠.

그 회사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계속해서 투자해야 할까요?

그 회사가 주가와 투자자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해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라면 정말로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요?

저는 이제껏 많은 기업들이 ESG라는 가치에 숨어 수많은 눈 먼 투자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는 발전하려면 모든 구성원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소비자로서, 투자자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이제껏 선량함이라는 개인적인 책임을 투자라는 형태로 ESG 기업의 CEO에게 떠넘겨왔습니다.

모든 결정과 가치관은 모두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합니다.

즉, 펀드같은 외부 기관에 자신의 중요한 결정을 맡기지 말고 본인 스스로 자신의 의도를 갖고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가 서비스나 CEO를 대할 때에도 그렇게 해야하죠

이슈에 대한 마지막 주제로 넘어가죠.

우리는 ESG가 만들어낸 폭풍 속에 있습니다.

ESG를 지지하는 진영과 반대하는 진영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하죠.

하지만 ESG에 대한 그런 정치적 갈등은 비즈니스의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이슈에 대한 제 두 가지 생각을 알려드리죠.

주주의 가치에 관한 생각

첫번째 생각은 ‘주주 가치의 극대화’라는 허황된 관념에 대한 것입니다.

정말 주주 가치의 극대화라는 가치가 실질적으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죠.

회사에는 주주, 소비자 등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이 회사의 가치 산정에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는 뭐죠? 거기엔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회사와 이해관계자 사이에는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죠.

만약 회사에 돈을 빌려줬다면 채무적 계약을 맺은 거고, 직원이라면 고용 계약, 소비자라면 구매 계약을 맺은 셈이죠.

하지만 유일하게 주주만이 회사와 불안정한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이익에 대한 우선권을 주지 않으면 주주들은 언제든 회사를 떠날 수 있죠.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저렇게 만족하고 있는데, 왜 굳이 주주가 되어야할까요?

주주들이 대우받는 이유는 바로 회사와 그들 간의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죠.

두 번째로,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시스템의 문제는 그 시스템 속에서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CEO들은 그런 시스템을 좋아할 겁니다.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CEO 입장에서 수많은 이사들을 모두 신경쓰느니,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게 훨씬 마음 편할 겁니다.

이런 지속성에 대해 몇 시간이고 떠들고 싶지만, 일단은 제 의견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저는 예전 50명의 최고 지속성 책임자들 (CSO)과 인터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과 45분 간의 질문과 대화를 한 후, 저는 더욱 더 CSO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CSO 역할에 대한 의문

CSO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그들은 3가지 책무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회사의 장기적인 관점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을 얻은 회사 내의 달라이 라마처럼, 미래를 예측해 초장기 플랜을 세우는 것이 그들의 임무일지도 모르죠.

두 번째로, CSO는 회사의 목적과 철학을 유지하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정하는 직무라고 하더군요.

CSO의 세번째 직무는 저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바로 회사의 영원한 생존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는 것이었죠.

좀비마냥 죽지 않고 살아있는 회사가 과연 진정으로 ‘지속성’ 있는 회사인가요?

저는 어느 순간 존재할 이유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기업을 계속 살아있게 하는 CSO의 역할에 의문을 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지속성’을 옹호하는 몇몇 사람들이 도덕적 우위를 갖고 그 가치를 신봉한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그런 단어들과 가치도 언젠간 힘을 잃을 겁니다.

ESG가 만약 초기에 다양한 비판을 수용했다면, 그 용어의 가치는 더 오래 지속되었을 겁니다.

모두가 ESG의 가치 속에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간과했죠.

인간의 선량함은 고결한 가치였으며, 이를 얻기 위해 언제나 희생이 요구되었습니다.

만약 더 나은 기업이 되고 싶다면, 포기해야 합니다.

더 나은 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포기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면, 그 사람은 여러분에게 굉장히 나쁜 목적으로 무언가를 팔거나, 아니면 진심으로 그 생각을 믿는 무서운 사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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