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실패한 계획 도시인 이유

세종시가 실패한 도시인 이유

세종시가 실패한 이유를 잘 분석한 셜록현준 유튜브 영상이 있어 글로 정리해봤음.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그것이 과연 유효인구인가 따져볼 필요가 있는 세종시다. 처음 계획안은 무척 훌륭했지만 실제로 도시를 지으며 원래 계획안의 형태만 닮은 결과물이 나타났다.

세종시의 계획 원안부터 세종시가 실패한 이유 3가지, 세종시민의 실제 반응까지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세종시 도시계획 원안

세종시 도시계획 공모전에서 처음 제출받은 계획안 파이널리스트 중 하나는 스페인 건축가가 설계한 계획안이다. 도넛 형태로 좁았다 넓었다 좁았다 넓었다 반복하는 도시의 모양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벼농사 짓는 녹지로 놔둔다. 주변으로 도시를 만들어 자연과 도시의 조화를 노리는 계획안이었음. 하지만 이 계획안 중 유지된 것은 원형 뿐이었다.

세종시 계획이 잘 안 된 이유 3가지를 꼽자면…

세종시가 실패한 이유 첫 번째

첫 번째로 초기부터 너무 높은 인구수를 목표로 삼음. 30만명이라는 인구를 목표로 삼았는데, 도시 형성 초기부터 이만한 인구가 들어오긴 힘들다. 처음에는 1,2만명 정도를 목표로 삼은 뒤 시설 밀도를 높였어야했다. 특정 지역에 행정 시설을 넣고 그걸 기반으로 고밀도 발전이 이뤄졌어야한다. 그래야 원래 계획대로 보행친화적인(걷기 좋은) 도시가 만들어짐.

하지만 실제로는 땅 장사를 해야하다보니 여기저기 건설사에 땅을 팔게 되었고, 넓은 지역 곳곳에 아파트가 지어짐. 상가를 가려면 무조건 차를 타고 가야하니, 모든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게 되었다. 결국 자동차의 사용량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많아지게됨.

자동차 없이도 트램과 걷기 만으로 돌아다닐 수 있게 도시를 설계했던 건축가의 계획과는 완전 반대되는 결과가 나와버림.

세종시가 실패한 이유 두 번째

두 번째로 오송역의 위치가 문제였다. 원래 계획은 오송역에서 내린 뒤 곧바로 트램을 타고 원형으로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음.

하지만 실제 오송역의 위치는 도시와 택시타고 30분 떨어진 곳에 있음. 서울에서 오는 사람들이 도시를 가려면 택시를 타고 17km나 가야한다. 100년간 세종시를 가기 위해 쓰이는 에너지를 생각했을 때 오송역의 위치는 아주 큰 실수다.

오송역이 멀어야 세종시 확장이 가능하다?

세종시에 인구가 유입되면서 규모가 커지고, 나중에는 오송역까지 커질 것이다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계획이다.

현재 우리는 수도권의 무분별한 확장을 비판하고 있고, 세종시는 수도권의 확장을 막기 위한 도시다. 그런 목적의 도시가 무분별한 확장을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 세종시는 결코 오송역까지 확장되면 안 된다.

세종시가 실패한 이유 세 번째

현재 세종시는 수도권의 인구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 주위 대전과 천안의 인구를 흡수하고 있음. 세종시의 인구 50% 이상이 대전과 천안에서 유입된 사람들임. 최초의 목적인 수도권 인구 유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음.

차라리 대전의 빈 부지와 밀도를 이용하는 것이 어땠을까? 대전에도 빈 땅이 정말 많기 때문에 그 쪽 지역을 활성화했다면 대전의 성장과 수도권 인구 유입을 노려볼 수 있었음. 하지만 실제로 대전 인구는 줄어들며 슬럼화에 기여하는 중임

셜록현준의 분석에 대한 댓글

세종시에 살고 있는 20대입니다. 교수님 말씀대로 3가지 문제 중 하나라도 해소되었다면 살릴 수 있는 도시였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문제, 원형 구조에 트램이 다닌다는 계획안은 좋지만 링구조라 동네가 확장되지 않기 때문에 상권이 크기 힘듭니다. 그러면 원형이니 옆 동네를 이용하면 되지않냐 하지만 그 가까운 거리도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도로를 잘못 만들어 불편한데도, 거리에 주차를 못하는데도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그러하듯 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또한 대형상가가 너무 많습니다. 주상복합형이면 모르겠지만 전층을 상가로 쓰는 똑같이 생긴 지루한 상가 건물들만 즐비해있습니다. 이 면적을 주상복합으로 내줬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항상 듭니다. 아니면 고층이 아니더라도 기업 사옥 부지로 내주던가요. 신도심에서 살 수 있는 인구는 정해져있고, 일자리가 많은 도시도 아니니 오피스들이 그 많은 공실을 채울 수도 없죠.

둘째, 대전과 청주에서 너무 가깝습니다. 충청도 전체를 보더라도 충청권은 원래 인구가 많은 도시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천안, 청주, 대전정도입니다. 근데 세종은 이 3개의 도시와 모두 경계가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차량만 있으면 어느 도시의 시설이든 1시간 내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근데 대중교통을 타면 시간도 더 걸리지, 인접한 3개의 도시가 시내버스 배차나 동선이 그리 좋지 못하기에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듭니다. 차를 이용하는게 시간도 절약되고 몸도 편합니다. 인구가 많은 도시가 가까워서 주변 인구만 빨아들이고 4개의 도시 그 어느 곳도 특화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그럼 세종만의 특색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관광객이라도 오게 만들어야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오송역입니다.

세 번째 문제, 오송역. 옛 연기군의 조치원과는 인접하지만 현 세종시의 신도심과는 멀어 정말 애매합니다. 역사를 원에 접하게 만들기엔 호남선이 다 깔려있어서 어려워 보이고요. 고속철도보다 brt타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오송역뿐만 아니라 공주역도 문제입니다. 만약 공주역이 없었다면 고속철도가 지나가는 금남면에 세종역이 만들어져도 괜찮을텐데 세종역이 생기기엔 공주역과 거리가 너무 가깝습니다. 결국 ktx 오송역 분기로 인해 충청권 철도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게 된 것이죠. 4차 철도계획에 대전 반석~조치원~청주공항을 잇는 광역철도 안이 나왔습니다. 아직 5, 6생활권 개발도 남아있지만 이 도시를 살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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