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태도들

행동하지 않는 감정은 의미가 매우 적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성간의 사랑에 관해서 말이다.

내가 만약 어떤 이성과 어울리다가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멋진 모습을 보고 호감을 느꼈다고 하자. 호감의 지속시간은 약 1초 정도…그냥 호르몬이 잠깐 분비된 것이다. 이 때 상대방은 연애 중이라거나 나에게 별로 관심 없다는 것을 알고 내가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감정은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것이잖아. 그것이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이 문제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자리를 재밌게 만들기 위해서인지 그것을 자극적으로 말하며 ①감정이 생겼다는 것 자체를 놀리는 사람이 많다. 혹은 상대방이 연애 가능한 상태일 경우 감정이 생겼다고 말하면 ②빨리 구애를 하라는 식의 조언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식의 태도는 지양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감정이 생긴 것은 죄가 아니다

솔직히 행동하지 않는 감정은 의미가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매우 적다.

살다보면 애인이 있는 경우라도 같이 일하는 사람, 같이 학교다니는 친구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 그냥 이성이기 때문에 그렇다. 같은 행동이라도 동성일 경우 그 감정은 ‘존경’과 비슷한 단어로 표현되지만, 이성일 경우 ‘존경’과 더불어 ‘호감’이 추가되는 것이다.

실제 그 감정을 기반으로 해서는 안 될 상황에서의 적극적인 구애를 한다던지, 잘 진행되고 있던 다른 사람의 연애를 망치지 않는 이상 비판받을 요소는 없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중에 ‘와 저번에 OO이가 멋있게 일 처리하는 모습 보고 살짝 반할뻔 이성적 호감 느꼈어’ 라고 말하는 건 문제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와 걔 연애 중인데 걔를 좋아해? 안 돼!!’ 라던지 ‘와 쓰레기네!’라는 식으로 매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본인은 장난으로 말한 것이라 주장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드는 감정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사회적 분위기는 장난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시로는 사랑을 들었지만, 사랑 외에도 상대방의 감정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 누가 공포감을 느꼈다고 하면 ‘왜 공포감을 느껴? 이상하네’
  • 어떤 영화를 보고 슬프다고 하면 ‘그게 왜 슬퍼?’
  • 행복하다고 하면 ‘그거 했다고 행복하다고? 기준 정말 낮은 듯’

인터넷에서만 볼법한 말들이 현실에서도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그저 ‘아 그랬어?’ 정도만 대답해도 될 것을 꼭 부정하고 있는 것은 왜 일까?

때로는 본인이 이성적인 T라면서 공감 잘 못한다는 것을 합리화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의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 언제부터 공감을 못 하는 것과 동일해진걸까. 공감은 상대방과 내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할 필요 없다. 그냥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해주기만 해도, 이것조차 어렵다면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 부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감정대로 행동하는 것은 문제될 여지가 크다

두 번째로 감정이 생겼다고 하면 곧바로 행동하기를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갑작스럽게 생겨난 감정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야생적으로 내린 본능적 판단인 경우가 많다.

위협적인 짐승들로 인해 목숨이 위험하던 원시시대와 다르게 현대는 본능적 판단이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매우 적다. 투자를 할 때도, 시험을 볼 때도, 말을 할 때도, 구애를 할 때도 본능적인 판단만 믿고 한다면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개념을 알지만 유독 사랑에 관해서는 관대한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인간적으로 관심이 생겼다고 말하면 빨리 대쉬하라는 식의 조언을 하는 사람이 많다. 왜 빨리 대쉬해야할까?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그렇다면 주식 투자도 사야한다고 FOMO를 느낄 때 곧바로 행동해서 매수 버튼을 누르는가? 말 하기 전에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필터링 없이 말하는가? 그건 아니겠지. 마찬가지로 누군가와 친해지는 것도 빠를 필요 없다. 정보가 필요하다면 미리 정보를 얻고난 뒤 친해져도 된다.

가끔 전자는 잃을 것이 크고, 후자는 잃을 것이 없다고 말하는데…후자가 왜 잃을 것이 없어. 사람 또한 적지 않게 위험한 존재다. 잘못된 사람을 만나면 돈과 시간 뿐만 아니라 나쁜 가치관까지 물든다. 이게 오히려 주식에서 몇 백만원 잃는 것보다 더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부족한 정보로 판단을 내려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냥 기회를 보내줘라. 다시는 안 올 기회 따위는 없다. 내가 금방 죽는 것이 아닌 이상 말이야. 차라리 감정만 믿고 행동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결론

타인의 감정을 부정하지 말자. 공감해줄 필요 없다. 그저 인정하기만 해도 충분하다. 만약 인정하기 싫을 정도로 부정하고 싶을 경우 그 사람과 멀어지면 된다.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낼 필요 없지.

타인에게 감정대로 행동하도록 부추기지 말자. 주식 떡상한다고 사라고 부추기는 것, 다시는 안 올 기회라고 부추기는 것…나도 상대도 안 좋은 결과로 이끌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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